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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1/28 명절 연휴에 뭐 하고 노셨나요? (10)
명절 연휴에 뭐 하고 노셨나요?
고스톱, 섰다, 민화투, 화투 점. 명절 때 흔히 볼 수 있었던 화투. 설날이나 추석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꼴불견으로 꼽히기도 했던 화투는 저희 집에서도 어릴 적 종종 볼 수 있었어요. 아주 어릴 적에도 다같이 윷놀이를 했지만, 역시 메인 스테이지는 화투였죠. 화투는 어른들이 모이시면 꼭 치셨고 시간도 오래 걸렸기 때문에, 옆에서 고리(?)라는 것으로 용돈을 벌다가 지루해져 밖으로 나가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제가 보기에는 그림도 장수도 너무 많았고 고스톱의 경우에는 고도리나 각종 변수들이 난해해서 고등학교 들어갔을 때쯤 칠 줄 아는 친구들에게 열심히 배우기도 했었죠. 어른들 사이에서 멋있게 짝짝 소리를 내며 담요에 화투장을 내리꽂는 상상도 해 보았습니다. 복잡한 점수 계산도 익혔을 무렵. 자아, 이제 명절 때 어른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화투를 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언젠가부터 화투는 보이질 않고 윷놀이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언제부터??!!!
윷놀이가 화투를 밀어내고 명절 메인 경기(?)로 자리잡은 정확한 시기는 생각이 잘 나질 않네요. 다만, 저는 첫째라 밑에는 줄줄이 다 동생들 뿐인데 이제 동생들도 다들 자라 막내가 어느덧 초등학생이고 그 바로 위는 중학생이네요. 대학생 동생도 생겼으니 말 다했죠. 아무튼 아이들이 다 자라 인원수가 꽤 되기 때문에 이제는 가족대항 윷놀이를 하기에도 인원이 모자람이 없습니다. 요즘은 막내 동생들이 승부사의 모습으로 윷을 던지곤 합니다. 저야 이제 다 컸다고 멀찌감치 물러서서 경기에 함께 끼지는 않지만 사실 윷놀이 룰을 아직 잘 몰라서 독박 쓰는 것이 두려워 그런 것도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윷놀이를 할 때면 마루가 시끌벅적해 관심 없던 가족들도 하나 둘 씩 어깨너머로 구경을 하게 되죠.
윷놀이도 고스톱처럼 지역이나 집집마다 룰이 다를지 모르겠네요. 우리 집 윷놀이 룰 중 가장 무서운 것은 판 위에 말이 없을 때 빽도가 유효하게 하는 것인데 예전 작은 고모님께서 핀치에 몰리셨을 때 이 빽도로 말을 두개 연속으로 골인시키셔서 우리집 윷놀이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역전을 하셨었죠. 아무튼 저는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윷놀이를 구경하며 룰을 익히고 있는데, 저기 구석에서 또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게 됩니다.
관심 없던 사람들도 줄줄이 구경하게 만들던 초집중 놀이 윷놀이판 옆에서, 홀로 도도하게 NDSL을 하고 있는 우리 집 막내가 보입니다. 바로 옆에서 윷이 날아다녀도, 동생이 바로 옆에 그 큰 카메라를 들이 밀어도, 그녀의 시선은 위아래 달린 두 개의 액정에서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NDSL은 닌텐도에서 나온 휴대용 게임기로, 아래 사진에 저 조그만 여자애(저희 막내입니다.)가 손에 쥐고 있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가히 보물단지죠.
게임을 좋아했던 저였지만 거실의 플레이스테이션도 먼지가 뽀얗게 쌓이고, 요즘 동생들이 한다던 메이플 스토리도 못해본 지라, 동생들과 세대차이가 안 나려면 한 번 쯤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은 우리 집 대세인 윷놀이. 아마 동생들이 다 자라면 이것도 재미없어 할 테고, 그때를 대비해 다른 보드게임들은 뭐가 있는지. 최신형 게임기인 위에 가족들이나 여러 명이 대전할 수 있는 게임은 뭐가 있는지. 미리미리 공부해 두어야 겠습니다. 언젠가 또 다시 주 경기 종목이 바뀌었을 때, 지금처럼 윷놀이 판 뒤에서 멀뚱멀뚱 구경하는 신세에서 벗어나 1,2위를 다투며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같이 놀 수 있게요.
가족들 끼리 하기에 좋은 놀이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보드게임에서는 젠가나 우노도 좋을 것 같고, 그 원숭이 빨대 뽑기나 통아저씨도 괜찮을 것 같아요. 명절에 일이 많으니 설거지 담당 상치우기 담당도 정할 수 있구요. 위에는 올림픽 경기도 있으니 가족대항 올림픽 경기도 좋을 것 같구요.
긴긴 명절 연휴, 모처럼 가족들끼리 모였는데 하루 종일 심심하다면 아무리 반가워도 매년 두번씩 보내는 시간이 지겨울 수도 있어요. 어머니들은 명절 증후군이다 뭐다 힘드신데 어릴 때 저희는 놀게 없어 주리를 틀고 앉아 있어 죄송하게 생각되지만, 방안에 할 일 없이 앉아있는 아이들도 명절 내내 지루해하고 집에도 못가는 시간이 고역이기는 마찬가지 였거든요. 예전엔 명절의 낙이라고 한다면 신문에 커다랗게 나오는 tv편성표를 잘라와 동생들과 앉아 뭘 볼지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결국 하루종일 tv앞에 앉아있는게 다였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래도 윷놀이도 하고 게임도 하고 좀 나아졌지만요. 이제는 애들도 커서 일손도 좀 돕고 하니 어머니나 작은어머니도 함께 게임하고 놀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아요. 어저 새로운 장르를 발굴해서 다음 명절 때 함께 놀아봐야지. ㅎㅎ
여러분은 명절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뭐 하고 시간을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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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드럼 8비트 강세넣기로 말랑말랑 브레인 운동~
2009/02/15 07:37
설날에 고향에 내려가 보니 조카녀석이 닌텐도DS로 '말랑말랑 두뇌교실'을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단순한 퀴즈라고 무시하려 했지만 옆에서 지켜보다보니 점점 빠져들어서 저도 모르게 그걸 하고 있네요. 하다보니 기억, 논리, 지각, 계산, 분석의 2단계까지 골고루 은메달은 땄습니다 ^^ 근데 명절이라고 기껏 집에 내려와선 가족들이랑 얘기도 별로 안하고 조카랑 게임기만 잡고 있는 모습을 보시던 어머니께서 한말씀 하시네요. "요새 애들, 그렇게 게임기만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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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카리스마 2009/01/28 09:38
사실 놀이가 조금 더 다양해야 하는데, 우리들은 주구창창 윷놀이만 했더랬습니다^^ㅎ
두번의 뜻 깊은 새해를 맞이한 만큼 더 큰 축복 누리시길 바랍니다^^*-
holga 2009/01/28 10:05
글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 사방치기나 야외 놀이는 몇종류 되는데 실내놀이는 도통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ㅎㅎ 우리집도 주구장창 윷놀이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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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ga 2009/01/30 16:49
아고 ㅎㅎ 댓글이 늦었습니다.
연휴 잘 보내고 몸살이 왔네요. 온누리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올 한해 좋은 일 많이많이 생기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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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i. 2009/02/15 07:36
아.. 닌텐도 DS 라이트를 NDSL 이라고 하는 거였군요 ^^~
저도 설에 게임기만 가지고 노는 조카때문에 이것저것 생각해 본 게 있습니다.
내용은 좀 다르긴 하지만..
트랙백 걸어뒀어요~~ ㅎㅎ
그런데 정말 '놀이'라는 게 사람사이의 친분을 높여주는 건 사실인 거 같습니다.
다음에 고향에 내려갈 땐 Holga님처럼 뭔가 재밌게 놀 거리를 준비해 봐야겠습니다.
닌텐도 위를 구입해 가든가, 보드게임을 사가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