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에 뭐 하고 노셨나요?


고스톱, 섰다, 민화투, 화투 점. 명절 때 흔히 볼 수 있었던 화투. 설날이나 추석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꼴불견으로 꼽히기도 했던 화투는 저희 집에서도 어릴 적 종종 볼 수 있었어요. 아주 어릴 적에도 다같이 윷놀이를 했지만, 역시 메인 스테이지는 화투였죠. 화투는 어른들이 모이시면 꼭 치셨고 시간도 오래 걸렸기 때문에, 옆에서 고리(?)라는 것으로 용돈을 벌다가 지루해져 밖으로 나가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제가 보기에는 그림도 장수도 너무 많았고 고스톱의 경우에는 고도리나 각종 변수들이 난해해서 고등학교 들어갔을 때쯤 칠 줄 아는 친구들에게 열심히 배우기도 했었죠. 어른들 사이에서 멋있게 짝짝 소리를 내며 담요에 화투장을 내리꽂는 상상도 해 보았습니다. 복잡한 점수 계산도 익혔을 무렵. 자아, 이제 명절 때 어른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화투를 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언젠가부터 화투는 보이질 않고 윷놀이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언제부터??!!!

윷놀이가 화투를 밀어내고 명절 메인 경기(?)로 자리잡은 정확한 시기는 생각이 잘 나질 않네요. 다만, 저는 첫째라 밑에는 줄줄이 다 동생들 뿐인데 이제 동생들도 다들 자라 막내가 어느덧 초등학생이고 그 바로 위는 중학생이네요. 대학생 동생도 생겼으니 말 다했죠. 아무튼 아이들이 다 자라 인원수가 꽤 되기 때문에 이제는 가족대항 윷놀이를 하기에도 인원이 모자람이 없습니다. 요즘은 막내 동생들이 승부사의 모습으로 윷을 던지곤 합니다. 저야 이제 다 컸다고 멀찌감치 물러서서 경기에 함께 끼지는 않지만 사실 윷놀이 룰을 아직 잘 몰라서 독박 쓰는 것이 두려워 그런 것도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윷놀이를 할 때면 마루가 시끌벅적해 관심 없던 가족들도 하나 둘 씩 어깨너머로 구경을 하게 되죠.

윷놀이도 고스톱처럼 지역이나 집집마다 룰이 다를지 모르겠네요. 우리 집 윷놀이 룰 중 가장 무서운 것은 판 위에 말이 없을 때 빽도가 유효하게 하는 것인데 예전 작은 고모님께서 핀치에 몰리셨을 때 이 빽도로 말을 두개 연속으로 골인시키셔서 우리집 윷놀이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역전을 하셨었죠. 아무튼 저는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윷놀이를 구경하며 룰을 익히고 있는데, 저기 구석에서 또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게 됩니다.

관심 없던 사람들도 줄줄이 구경하게 만들던 초집중 놀이 윷놀이판 옆에서, 홀로 도도하게 NDSL을 하고 있는 우리 집 막내가 보입니다. 바로 옆에서 윷이 날아다녀도, 동생이 바로 옆에 그 큰 카메라를 들이 밀어도, 그녀의 시선은 위아래 달린 두 개의 액정에서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NDSL은 닌텐도에서 나온 휴대용 게임기로, 아래 사진에 저 조그만 여자애(저희 막내입니다.)가 손에 쥐고 있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가히 보물단지죠.




게임을 좋아했던 저였지만 거실의 플레이스테이션도 먼지가 뽀얗게 쌓이고, 요즘 동생들이 한다던 메이플 스토리도 못해본 지라, 동생들과 세대차이가 안 나려면 한 번 쯤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은 우리 집 대세인 윷놀이. 아마 동생들이 다 자라면 이것도 재미없어 할 테고, 그때를 대비해 다른 보드게임들은 뭐가 있는지. 최신형 게임기인 위에 가족들이나 여러 명이 대전할 수 있는 게임은 뭐가 있는지. 미리미리 공부해 두어야 겠습니다. 언젠가 또 다시 주 경기 종목이 바뀌었을 때, 지금처럼 윷놀이 판 뒤에서 멀뚱멀뚱 구경하는 신세에서 벗어나 1,2위를 다투며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같이 놀 수 있게요.

가족들 끼리 하기에 좋은 놀이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보드게임에서는 젠가나 우노도 좋을 것 같고, 그 원숭이 빨대 뽑기나 통아저씨도 괜찮을 것 같아요. 명절에 일이 많으니 설거지 담당 상치우기 담당도 정할 수 있구요. 위에는 올림픽 경기도 있으니 가족대항 올림픽 경기도 좋을 것 같구요. 

긴긴 명절 연휴, 모처럼 가족들끼리 모였는데 하루 종일 심심하다면 아무리 반가워도 매년 두번씩 보내는 시간이 지겨울 수도 있어요. 어머니들은 명절 증후군이다 뭐다 힘드신데 어릴 때 저희는 놀게 없어 주리를 틀고 앉아 있어 죄송하게 생각되지만, 방안에 할 일 없이 앉아있는 아이들도 명절 내내 지루해하고 집에도 못가는 시간이 고역이기는 마찬가지 였거든요. 예전엔 명절의 낙이라고 한다면 신문에 커다랗게 나오는 tv편성표를 잘라와 동생들과 앉아 뭘 볼지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결국 하루종일 tv앞에 앉아있는게 다였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래도 윷놀이도 하고 게임도 하고 좀 나아졌지만요. 이제는 애들도 커서 일손도 좀 돕고 하니 어머니나 작은어머니도 함께 게임하고 놀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아요. 어저 새로운 장르를 발굴해서 다음 명절 때 함께 놀아봐야지. ㅎㅎ


여러분은 명절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뭐 하고 시간을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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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드럼 8비트 강세넣기로 말랑말랑 브레인 운동~

    Tracked from 몸에 관한 상상 2009/02/15 07:37 delete

    설날에 고향에 내려가 보니 조카녀석이 닌텐도DS로 '말랑말랑 두뇌교실'을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단순한 퀴즈라고 무시하려 했지만 옆에서 지켜보다보니 점점 빠져들어서 저도 모르게 그걸 하고 있네요. 하다보니 기억, 논리, 지각, 계산, 분석의 2단계까지 골고루 은메달은 땄습니다 ^^ 근데 명절이라고 기껏 집에 내려와선 가족들이랑 얘기도 별로 안하고 조카랑 게임기만 잡고 있는 모습을 보시던 어머니께서 한말씀 하시네요. "요새 애들, 그렇게 게임기만 잡고..

  1. 따뜻한 카리스마 2009/01/28 09:38 address edit & del reply

    사실 놀이가 조금 더 다양해야 하는데, 우리들은 주구창창 윷놀이만 했더랬습니다^^ㅎ
    두번의 뜻 깊은 새해를 맞이한 만큼 더 큰 축복 누리시길 바랍니다^^*

    • holga 2009/01/28 10:05 address edit & del

      글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 사방치기나 야외 놀이는 몇종류 되는데 실내놀이는 도통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ㅎㅎ 우리집도 주구장창 윷놀이였답니다. ^^;;

  2. 온누리 2009/01/29 08:42 address edit & del reply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철지난 인사지만
    올 한해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요

    • holga 2009/01/30 16:49 address edit & del

      아고 ㅎㅎ 댓글이 늦었습니다.
      연휴 잘 보내고 몸살이 왔네요. 온누리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올 한해 좋은 일 많이많이 생기시길 바래요 ^^

  3. 지후아타네호 2009/01/29 10:37 address edit & del reply

    이야~ 정말 사진들이 너무 감질맛 나는군요ㅋㅋ
    저는 언제 저런 사진 찍어보려나ㅠ

    • holga 2009/01/30 16:50 address edit & del

      아다리님이셨구나 ㅎㅎ 명절 잘 보내셨나요?
      저도 옆에서 보면 정말 신기한 ㅎㅎ

  4. 지후아타네호 2009/02/04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왜 계속 포스팅하시지 않는거에요, 동생분의 출사솜씨만을 기다리고 있는데ㅋㅋ

    • holga 2009/02/05 07:24 address edit & del

      어후 ㅠㅠ 지난주 감기때문에 일주일을 누워있었어요 ㅠㅠㅠ
      엉엉.. 포스팅 꾸준히 해야하는데 ㅠㅠ

  5. 따뜻한 카리스마 2009/02/07 13:49 address edit & del reply

    독감으로 고생하셨었군요. 늘 건강 잘 챙기세용^^*

  6. Navi. 2009/02/15 07:36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닌텐도 DS 라이트를 NDSL 이라고 하는 거였군요 ^^~

    저도 설에 게임기만 가지고 노는 조카때문에 이것저것 생각해 본 게 있습니다.
    내용은 좀 다르긴 하지만..
    트랙백 걸어뒀어요~~ ㅎㅎ

    그런데 정말 '놀이'라는 게 사람사이의 친분을 높여주는 건 사실인 거 같습니다.
    다음에 고향에 내려갈 땐 Holga님처럼 뭔가 재밌게 놀 거리를 준비해 봐야겠습니다.
    닌텐도 위를 구입해 가든가, 보드게임을 사가든가...

대형 마트 VS 재래시장, 지역및 영세상인, 그리고 우리집



사실 오늘 이 문제에 대해 아버지와 저녁식사와 반주를 하는 시간동안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젠가 글을 써야지 했는데 블로그를 돌다 솔라리스님의 포스트를 보니 씁쓸한 마음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생산자인 아버지와 소비자인 딸의 대화
처음 시작은 설 연휴를 앞두고 사람들이 마트에 몰리는 이유에 대한 것이었죠. 아버지는 농부셔서 그런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농산물들의 유통과정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일본의 사례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농산물의 원가격(경매 가격이라거나)이 100원이라고 치면 소비자가 150원 정도에 살 수 있지만, 한국은 그보다 더 비싸게 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가장 부러워하시는 일본의 농산물 거래 시스템이라면 주거지역과 농지역의 직거래 라인이 많다는 거였습니다. 아무래도 아버지는 직접 농사를 지으시니 농산물 시장에 납품도 해보시고, 직거래도 해보신데다 일본이나 중국의 농지등을 직접 다녀보신 후 말씀하시는 거라 저보다야 직접 피부로 느끼시는 바가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버지와 마트와 직거래에 대해, 그리고 현재의 유통구조 상에서 농민들은 적정 가격에 팔 수 있고, 소비자는 좀더 싸게 살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 까에 대한 대화를 했다는 것이 맞겠죠. 아버지는 마 농사를 지으시는데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다보니 직거래에서 직접적으로 타격이 없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 밑에 얘기하겠지만, 간혹 동네에 직거래 장터가 스는 경우가 있지만 설 전의 대목임에도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예년만 못하다고 하시네요. 시장도 많이 한산합니다. 날씨도 춥고 불경기니 그렇겠지라고 자연스레 생각하게 됩니다.


편리한 대형마트 
그러다 마트를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백화점이나 마트를 주말에 가보게 되면 북적거리는 것이 불경기임을 느끼기가 힘들어서 일까요. 
대형마트는 아무래도 편리합니다. 건물도 크고, 쾌적한 시설에. 백화점처럼 층별마다 화장실이 있고 난방과 냉방이 잘되죠. 또한 직원들이 항시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문의나 여러가지 안내를 친절하게 받을 수도 있죠.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만, 아버지께서 최고로 뽑는 장점은 주차문제 였습니다. 어머니가 장을 보실 때 짐이 많다보니 되도록 차로 함께 다녀오실 일이 많은데, 재래시장을 가실 때에는 주차할 곳이 없어 주차요금을 내야 한다거나 어머니가 장을 보시는 사이 그 주변을 빙빙 도신다거나 집에 다시 들어오셨다 나가시는 등 불편한 점이 많다는 거였습니다. 또 배추를 사러 어디시장을 들리고 떡집은 어느 동네로 가고,다시 집근처로 와 슈퍼마켓에 들러 생필품을 사고... 이런 불편없이 마트에 가면 시장을 한번에 보고 나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구요. 

저나 또래 친구들의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마트나 백화점의 가장 좋은 점은 깍듯한 서비스입니다. 주머니가 얇은 학생때에도 마트에서는 눈치 안보고 마음껏 구경할 수도 잇었구요. 기획 상품의 경우 반가울 수 밖에 없습니다. 물건을 고르기도 쉽고 깨끗하게 진열된 상품들을 사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사올때 마음도 편했었죠.




껌씹기 보다 쉬운 대형 마트의 지역상권 죽이기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 주변의 상권이 죽는다고 합니다. 뭐 이건 궂이 말할 필요도 없이 이제 공공연한 일이지만요.최근 마트에 대한 기사나 포스팅을 접하는 것이 쉬워졌습니다. 그만큼 문제점을 느낀 분들이 많다는 뜻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사회문제들도 많지만 대형 마트들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이제 대형 슈퍼마켓 체인까지 내걸어 지역 상권을 잠식해 가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실제 마트가 처음 들어섰을 당시 파격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을 햇었는데요. 파격적인 가격에 깨끗한 시설과 친절한 서비스. 뭐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많은 곳에서 지적하고 있듯 마트가 과연 정말 싼지는 예전처럼 내새우지 못할 듯 합니다. 예전 시사인의 기사에서 보고 놀랐던 것은 XX동에 22마트의 지점이 생기면 처음에 마이너스 영업을 한다고 하네요. 일단 지역 시장보다 훨씬 싼 가격에 물건을 계속 판매해 마이너스 몇억 이런식으로의 매출 계획으로 시작합니다. 그 이후에 지역 상권이 어느정도 죽고 고정 매출이 생기게 되면 가겨을 조금씩 올려 정상화 시키는 거죠. 그러나 이것도 예전 일이고 최근은 마이너스 매출계획을 새울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이미 지역 상권이 많이 위축이 되어 있고 마트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다시 마트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트와 슈퍼, 같은 상품인데 용량이 다르다?
또하나의 문제는 마트의 그런 마이너스 매출 계획과 기획상품, 흔히 1+1상품등인데요. 그럴 경우 그 손해는 생산자들이 고스란히 안고 가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전의 기사나 뉴스, 포스팅등에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듯이 같은 과자라도 정품이 250g이라면 좀더 싼 마트의 삼풍이나 기획상품일 경우 같은 포장에 200g이라거나 하는 식의 눈가리고 아웅 상품들이 나오는 웃지못할 상황도 이런 피해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량을 확인하지 않은 소비자의 경우 중량대로 계산을 하면 좀더 비싸게 사는 경우도 있을테니 모르고 산다면 소비자에게 피해가 없다고 할 수 없겠지요. 기획상품이나 싼값에 상품을 납품해야만 하는 생산자의 피해는 당연한 것이구요.

울면서 입점하는 생산자
아버지가 농부이시니, 농산물의 예를 들겠습니다. 대다수의 농부들은 가락시장이나 큰 시장으로 상품을 납품합니다. 그곳에서 경매를 받고 경매가격을 받는 것이지요. 제가 야채가게를 하는 상인이라고 예를 들면, 경매가 시작 되기 전에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아 적정 가격(경매가와 비슷하거나 좀더 나은 수준)으로 물건을 사면 되는 것일 테구요. 왜냐면 경매가 끝난 뒤에는 같은 상품이라도 가격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구입하는 가격과 농부가 받게되는 경매가격과의 많은 차이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이후 유통과정에서 조금씩 마진이 붙구요. 직거래를 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농사짓기도 바쁜데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요즘은 택배가 있어 덜하지만, 그래도 신선해야 하는 농산물을 매일 개개인에게 납품하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런데 마트나 백화점, 유명 마켓에 납품을 하게 되면 조금 다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입점하는 것이 상당한 손해를 안고 가야해 더 문제가 큽니다. 이미 어느정도의 상권을 획득한 마트 입장에서는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기 마련인데다, 코너를 한번 맡게 되면 팔리지 않는 물건에 대해서는 고스란히 생산자가 그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요. 그래도 자신의 상품을 홍보할 여력이 없는 많은 생산자들은 이런 불평등한 입점을 할수 밖에 없습니다. 농산물은 그래도 낫겠지만 공산품은 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트의 기획상품을 볼때마다 요즘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불편한 재래시장
원산지나 품질의 표시
재래시장의 경우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은 사실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특히나 마트나 대형슈퍼마켓에 익숙한 제게 재래시장은 불편함 천지이지요. 젊으신 주부님들이나 자취하는 학생들은 많이 공감하리라 생각하는데요. 자취할 무렵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고르거나 하는 눈이 없으니 이상한 과일을 헐값에 산다거나 중국산 땅콩을 국산으로 오인하여 (파시는 분 잘못이 아니라 제 잘못 이겠지만) 사와 맛없게 꾸역꾸역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상가 안으로 들어와 야채나 과일등을 살때도 저처럼 상품에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는 경우는 물건을 잘 못사기 쉬운데요. 일단 여러가지 소비자 프로그램에도 나왔듯이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어있지가 않습니다. 하긴 그래도 그런부분에서는 신뢰도가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에도 원산지 표기를 속이는 경우가 있는데, 시장을 계속 다니며 단속을 하지 않는 이상은 갑자기 체계적으로 이뤄지기는 힘들겠지요. 물론 시장에도 원산지나 상품의 설명을 친절하게 정확하게 해주시는 정직한 상인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라고 느끼는 것이 소비자로서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ㅠㅠ

또 궁굼해 지는 것이 농산물의 경우 가락동 경매에 아버지를 따라 몇번 가보면서 알게 된 것인데, 등급이 생각보다 여러단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육류의 경우 그런 등급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농산물은 비교적으로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물론 먹어보고 맛있으면 아! 이것은 품질이 좋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역시 저처럼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는 어떤것이 좋은 파인지, 국산 파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마트에는 단계별로 유기농코너, 좀더 비싼파, 깐파, 씻은 파등등 여러 상품이 있으니 상대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구조적인 불편함, 그속의 인정
그리고 춥고 덥습니다. 솔라리스님의 글처럼. 겨울엔 너무 춥고 여름엔 더워서 장을 보기가 힘들어요. 게다가 빈손이 아니라 짐이 점점 늘어나는데 골목도 좁고 날씨까지 안따라주면 장보기는 노동이 되어버립니다;
또 길에 들어선 노점들이 많은데, 그곳에 차도 다니고 사람들도 걸어다니니 아무래도 먼지같은 것들이 많이 들어갈까 걱정도 되구요. 나물류는 집에와서 씻고 다듬을 생각에 손이 잘 안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시장들의 경우 종류마다 다르지만 넓은 길에 구획이 잘 다듬어진 대형 시장도 있지만, 어느곳에 어느 가게가 있는지 매일 다녀도 헷갈리는 곳들도 많습니다. 또 진열된 물건 외에 가게 안에 들어가 물건을 보고 싶어도 막상 구경후 사지 않고 나올때에는 괜스레 눈치가 보이거나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자주 가게 되는 가게에서 절 알아보시고 덤을 주실 때나, 물건을 잘 못고르겠어 난색을 표할 때 대신 좋은 물건 골라주시는 상인분들을 만나면 역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무래도 정해진 물건을 정해진 가격에 사는 인터넷 쇼핑이나 대형마트에만 익숙하다 이렇게 사람과 직접 대면을 하고 물건을 사게되니 처음엔 익숙치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정감이 갑니다. 이 가게 열번째 오는건데 드디어 날 알아보시는구나. 하고 기분이 좋을 때도 있구요. 


100점 주고싶은 동네 슈퍼의 배달 서비스
아무래도 마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다보니 자연히 주변 상권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되어 최근에는 될수있는 한 생필품이나 식료품은 주변 슈퍼와 시장에서 삽니다. 마트처럼 1:1 상품이나 기획상품을 찾을 수는 없지만 무거운 물이나 음료수의 경우 배달도 해주고, 의외의 수확으로 가까운 곳에 잠깐 들러서 필요할 때마다 물건을 사면 되니 쓸데없는 과소비를 하지 않게 된 효과도 있었구요. 슈퍼의 배달 서비스는 이전에 몇몇 글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힘이 들고 문제점이 아직은 많겠구나 라고 생각하지만, 마트에 대항해 동네 상권에서 가질수 있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생각했던 이상적인 야채,과일,채소 가게도 이런 집까지 배달해주는 직거래 가게였던 걸 떠올려 보면 소비자에게는 편리하고 상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상인분들께 많이 부담이 되는 방법인지라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에서 배달을 시켜도 무거운 생수등이 포함된 배달을 시킬때에는 죄송하기도 하지만요. 아버지께서 예전에 엘리베이터가 없었던 5층의 아파트 단지에 무거운 농산물을 한박스씩 직접 배달하셨을 때가 떠올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택배가 있으니 그렇게 고생하실 일은 줄었지만 연세가 있으셔서 마음이 불편할 때가 많기도 했거든요.


버텨주세요 재래시장
이렇게 불편한 점이 많음에도 재래시장과 지역경제는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이전에는 자본주의 경제논리에서 소비자가 좀더 싸고 편리한 상품을 찾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어떤 것이 자기에게 손해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점이나, 윤리적인 기업의 물건을 구매하는 등, 소비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다시 해보게 되었습니다. 소비자 한명한명의 이런 소비습관이 모여 기업이나 생산자들이 윤리적이고 바람직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나아가 그것이 곧 자신의 이익이라는 것은 궂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같은 마트인데 지역마다 판매 가격이 다르다는 것, 아셨나요? 마트가 완전 포화상태이고 지역상권이 죽은 곳은 마트의 상품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것을 보아도 지역상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됩니다. 어떤 것이든 독점은 위험합니다. 소비자에게는 필연적인 손해를 감수하게 만들고, 생산자에게도 아픔이 계속 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재래시장 또한 여러가지 개선할 점들이 많지만, 소비자들의, 상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요구로 바뀔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저 이상일까 - 직거래에 대한 기대
아버지도, 저도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역시 직거래 입니다. 여주에는 진품명품이라는 행사가 있는데요, 가끔 이런 행사나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구청 주관으로 하는 직거래 장터가 슬 때가 있어요. 이럴때 시간이 되면 되도록 부모님을 도와 판매를 해보기도 하고 행사에 참여해 홍보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마트나 백화점에서 판매 되는 것보다는 좋은 질의 상품들이 싸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구요. 그래도 역시 시골에서 짐을 싣고와서 팔다보니 기름값이 안나올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직거래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많이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이런 직거래 행사는 빠지지 않는 것이 좋겠다." 라고 생각해요.

현재 농촌 블로거 님들도 많이 활동하시고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나 축산물, 어류등을 직거래 하는 쇼핑몰이나 카페등이 많이 생긴걸로 압니다. 그렇게 판매하는 농부, 어부님들이 모여 좋은 품질의 먹을거리들을 직거래로 바로바로 팔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소비자는 믿을 수 있고 좀더 싸게 사서 좋을테고 생산자는 자신의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아 좋을 텐데 아직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버지와 대화를 자주 하는데도 많으 부분에서 막히곤 합니다. 

얼마전 영월의 주천면과 송파의 석촌동이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하네요. 영월에서 나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싼값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면 참 좋은 일일 텐데 석촌동의 동종 업계의 소매상인들의 반발이나 피해는 없는 건지, 어떤식으로 운영이 되는 건지 궁굼하지만 아직은 자세한 자료를 찾을 수 없어 그저 모두가 잘 되는 방향으로 잘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이런식의 지역과 지역간의 직거래도 개인개인의 직거래 상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또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모쪼록 흐지브지 되지 않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다른 지역들의 자매결연의 좋은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마트나 유통구조에 대한 생각만 많고 정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 글이 두서도 없고 장황하기만 하네요. 앞으로도 여러가지 생각할 점들을 정리해 두어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굼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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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ʇɔǝʇıɥɔɹɐ 2009/01/25 07:57 address edit & del reply

    소비자와 농민간의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야 될 터인데-
    어찌해야될지 식견이 짧은 저는 생각이 나지 않네요.

    확실히 유통 시스템만 잘 구축된다면 소비자, 농민 모두 웃을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 holga 2009/01/25 09:46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ㅎㅎ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가장 짧고 효과적인 유통 구조가 어떤 것이 있을지, 또 지금의 중간 상인 분들이 해주실 역할도 분명 많을 거구요.

      다함께 잘 사는 방법이 분명 있을 텐데 저도 생각이 자꾸 한계에 부딪히네요. ^^;

  2. 따뜻한 카리스마 2009/01/25 15:04 address edit & del reply

    대형 마트가 여러 사람들 죽이죠. 하지만 대형마트가 가지지 못한 장점들을 파고든다면 분명히 더 나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holga 2009/01/25 17:59 address edit & del

      네 ㅎㅎ 분명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고, 도전하거나 끊임없이 생각해 볼 가치 또한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따뜻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아다리 2009/01/27 00:34 address edit & del reply

    한 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명절마다 동네 재래시장이 북적거렸는데, 어느새부터인가 재래시장 대신 대규모 할인마트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더라구요. 어쩌면 가격도 싸고, 편리하고 여러 가지 장점들이 많으니 소비자들이 몰리는건 당연한 일이겠죠.ㅠ
    하지만 윗분처럼 할인마트가 갖지 못한 재래시장만의 장점들이 분명 존재하잖아요. 아직까지 사람들 많이 북적거리는 재래시장도 곳곳에 남아있고, 할인마트가 기업화되어서 열심히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처럼 재래시장도 상인들이 힘을 모아 여러가지 자구책을 내놓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 holga 2009/01/28 00:04 address edit & del

      재래시장도 요즘 살아남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아직은 날씨도 춥고 해서인지 정부와 언론의 대대적인 홍보로도 설효과는 못봤다고 하네요.
      외국의 사례들이나 재래시장을 좀더 다니면서 어떤 장점이 있고 소비자로서 어떤것이 편리한지 좀더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ㅎㅎ

  4. 밍규리 2009/02/11 17:24 address edit & del reply

    소비자들의 소비태도, 경향, 의식이 근본적 또는 부분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쉽지가 않지만요.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 차 끌고 다니는 가족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이들도 그저 똑같이 대형마트에 자연히 익숙해져버리니 말이죠.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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